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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월간 NEXA 심층기획] 인구 절벽 앞에서, 한국은 프로메테우스가 될 것인가

by 입자 2025. 8. 7.

대치동의 AI 교육 혁명,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위험한 도박

취재: 박지성 선임기자 | 사진: 김현우 기자
입력: 2025. 12. 01. 09:00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해가 지면 간판들의 불빛으로 대낮처럼 밝아지는 이곳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가진 가장 강렬한 욕망과 가장 깊은 불안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지난 수십 년간 ‘명문대 입학’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온 이 거대한 시스템의 심장부에서, 지금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조용하지만 거대한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 그리고 이 변화를 이끄는 것은 실리콘밸리의 혁신가가 아닌, 대한민국 사교육의 상징, 손정희 에듀스터디 교육 의장이다. 우리는 ‘교육’이라는 렌즈를 통해, 저출산이라는 국가적 위기 앞에서 한국 사회가 어떤 선택을 하고 있으며, 그 선택이 우리를 어디로 이끌고 갈지에 대해 심층적으로 취재했다.

1. AI, '족집게 강사'를 넘어 '개인 교사'로

“AI 기술을 통해 학생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학습 경로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에듀스터디 AI 사업부의 한 관계자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본지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에듀스터디는 이미 ‘AI 스마트 잉글리시’, ‘AI 주제 추천 서비스’ 등 구체적인 상품을 통해 ‘초개인화 교육’ 시대를 열고 있다.

이는 과거 인간 강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학생의 모든 학습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취약점을 보완하고,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AI + 현직 의대생’이 협업하여 의대 입시에 특화된 생활기록부 주제를 추천해 주는 서비스는, 이미 대치동 학부모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다.

인퍼런스와 같은 유망 기술 스타트업과의 전략적 협력, WAIT(세계정보통신진흥협회)와 손잡고 AI 관련 국가 공인 자격증 시장의 표준을 만들어가는 모습은, 이 움직임이 단순한 신사업 시도를 넘어, 다가올 시대의 교육 패권 전체를 장악하려는 고도로 계산된 전략임을 보여준다.

손정희 의장이 5년 전, “한 명의 천재가 백만 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가 올 것”이라 예언했던 것이, 이제 현실의 문턱에 들어선 셈이다. 이 AI 교육 혁명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한국은 소수 정예의 ‘초우수 인재’를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효율로 양성해내는 ‘인재 강국’으로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될 것이다.

2. '교육 군비 경쟁'의 그림자: 윤리적 딜레마

하지만 이 밝은 청사진의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인간 능력의 강화’라는 유혹은 필연적으로 다음 단계의 욕망을 자극한다. 한 뇌신경과학 분야의 교수는 익명을 전제로 깊은 우려를 표했다.

“AI 튜터가 시작일 뿐입니다. 경쟁이 극단으로 치달으면, 결국 더 직접적인 방법, 즉 집중력을 높이는 ‘인지 강화 약물’이나 뇌 기능을 보조하는 ‘BCI’ 기술에 대한 수요가 폭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저출산으로 인해 아이 한 명에게 모든 것을 거는 한국 사회의 특성상, ‘내 아이만 뒤처지게 할 수 없다’는 부모의 불안감이 모든 윤리적 브레이크를 무력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의 경고는 기우가 아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몇몇 최상위권 입시 컨설턴트들은 “미국 명문대에서 이미 ‘스터디 드러그(Study Drug)’가 공공연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한국 학부모들의 관련 문의가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국가 전체가 ‘더 똑똑해지는 길’을 선택할 때, 과연 개인에게 ‘강화되지 않을 자유’는 남아있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 경쟁의 끝에서, 우리는 과연 더 행복한 사회를 마주하게 될까? 기술의 발전 속도가, 우리 사회의 윤리적 합의 속도를 아득히 추월하고 있는 것이다.

 

 

3. “결국, 모든 것은 ‘강남’으로 귀결될 것”

미래 트렌드 분석가 김유신 박사 / 데이터노믹스 연구소장

우리는 이 거대한 흐름이 부동산 시장, 특히 강남에 미칠 영향에 대해 김유신 박사에게 자문을 구했다.

Q. 이 '인간 증강' 패러다임이 강남 부동산에 어떤 의미를 갖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강남 불패' 신화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강남의 가치는 ‘최고의 학군’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기대감에 기반해 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강남은 다릅니다. 이 모든 파괴적 혁신 기술(AI 교육, 두뇌 클리닉, 바이오 시술)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합법적으로 접할 수 있는 '유일한 물리적 공간(The Only Physical Space)'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Q. '온라인'으로 가능한데, 굳이 강남에 살아야 하는가?

“인간 증강은 단순한 온라인 강의가 아닙니다. 뇌파를 측정하고, 약물을 처방하며, 정밀한 유전자 시술을 하기 위해서는 '최고 수준의 의료 인프라''가장 엄격한 보안 시설'이 필수적입니다. 이 모든 것이 집약될 수 있는 곳은 대한민국에서 강남 외에는 없습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학원’ 때문에 강남에 오는 것이 아니라, 내 아이를 다음 시대의 인재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즉 '종(種)의 생존'을 위해 강남으로 몰려들 것입니다.”

Q. 그렇다면 투자 전략은?

“매우 단순해집니다. 당신이 만약 이 미래에 베팅한다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 즉 '레버리지'를 동원하여 이 혁신의 진원지가 될 '강남의 토지'를 소유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다가올 시대의 부와 권력의 흐름에 동참할 수 있는 유일한 입장권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모든 자산은,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부차적인 것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이는 미래가 우리의 예측대로 흘러간다는 가정 하에서의 이야기이며, 모든 투자에는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기사를 마치며

대한민국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저출산이라는 소멸의 위협 앞에서, ‘인간 강화’라는 위험하지만 매혹적인 불을 훔쳐와 다음 시대를 이끄는 프로메테우스가 될 것인가. 아니면, 그 불이 가져올 재앙을 두려워하며, 느리고 고통스럽지만 '인간다움'을 지키는 길을 택할 것인가.

분명한 것은, 그 선택의 결과가 어떻든, 모든 변화는 대치동의 불 꺼지지 않는 학원가, 그 가장 깊은 곳에서 이미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 위 내용은 흥미를 위하여 작성된 가짜 뉴스로, 실제 사실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