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디자인1 왜 빈민촌과 부촌은 모두 언덕에 있을까? 도시를 오래 걷다 보면 이 문장이 두 장면으로 겹쳐 보인다. 하나는 도심 한가운데 급경사 계단과 이어진 빈민촌의 언덕이고, 다른 하나는 자동차 도로가 구불구불 올라붙는 교외의 고급 주거지다. 같은 언덕인데 어떻게 이렇게 다른 결을 갖게 되었을까. 흔히 시간과 위치의 문제—도시 팽창 과정에서 남은 자리와 새로 기획된 자리—로 설명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답은 언덕 자체의 “입체적 형태”에 있다. 경사, 능선과 골짜기, 햇빛 방향, 바람길과 배수 같은 요소가 접근성과 비용, 위험과 쾌적성을 비대칭으로 나누어 준다. 그 비대칭이 어떤 때는 사람을 밀어내고, 또 어떤 때는 끌어당긴다. 언덕은 평지와 다르게 집과 도시의 논리를 동시에 바꾼다. 경사가 커질수록 도로를 직선으로 낼 수 없고, 계단과 지그재.. 2025. 8.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