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10 평양냉면, '이야기'로 드시나요 '맛'으로 드시나요? "이게 무슨 맛이야?"아마 많은 분들이 평양냉면을 처음 만났을 때 뱉었던 말일 겁니다. 밍밍하고, 심심하고, 심지어는 '걸레 빤 물 같다'는 험한 소리까지 듣는 음식. 그런데 희한합니다. 누군가는 고개를 갸웃하며 수저를 내려놓을 때, 다른 누군가는 그릇째 국물을 들이켜며 '캬' 소리를 내뱉습니다. 이토록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음식이 또 있을까요?어느새 평양냉면은 단순한 국수 한 그릇이 아닌, 하나의 거대한 '담론'이 되어버렸습니다. 우리는 왜 이 슴슴한 국수 한 그릇에 이토록 유난을 떠는 걸까요?수도 서울에서 쓰인 '평양냉면의 정사(正史)'이야기의 중심에는 언제나 서울의 오래된 노포(老鋪)들이 있습니다. 6.25 전쟁으로 고향을 떠나온 실향민 1세대가 수도 서울에 터를 잡고 차려낸 냉면 한 그릇. 그.. 2025. 8. 9. 웹 스크레이핑, 데이터 금맥 캐기인가 디지털 무단침입인가? 웹서핑을 하다가 마음에 드는 글이나 이미지를 발견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복사-붙여넣기'를 합니다. 아주 간단하고 익숙한 일이죠. 그런데 만약 여러분이 한 쇼핑몰의 상품 만 개의 가격 정보를 전부 엑셀 파일로 정리해야 한다면 어떨까요? 혹은, 특정 커뮤니티에 '치킨'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게시물 제목을 천 개쯤 모아야 한다면요?아마 끔찍한 노가다를 떠올리셨을 겁니다. 이때 마법처럼 등장하는 기술이 바로 '웹 스크레이핑(Web Scraping)', 우리에게는 흔히 '크롤링(Crawling)'으로 더 익숙한 기술입니다. 디지털 세계의 탐정, 혹은 도둑웹 스크레이핑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웹사이트의 특정 정보를 자동으로 추출하여 수집하는 기술'입니다. 사람이 하려면 며칠 밤낮이 걸릴 '복붙' 노가다를, 똑똑한 프.. 2025. 8. 8. [월간 NEXA 심층기획] 인구 절벽 앞에서, 한국은 프로메테우스가 될 것인가 대치동의 AI 교육 혁명,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위험한 도박취재: 박지성 선임기자 | 사진: 김현우 기자입력: 2025. 12. 01. 09:00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해가 지면 간판들의 불빛으로 대낮처럼 밝아지는 이곳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가진 가장 강렬한 욕망과 가장 깊은 불안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지난 수십 년간 ‘명문대 입학’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온 이 거대한 시스템의 심장부에서, 지금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조용하지만 거대한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그 변화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 그리고 이 변화를 이끄는 것은 실리콘밸리의 혁신가가 아닌, 대한민국 사교육의 상징, 손정희 에듀스터디 교육 의장이다. 우리는 ‘교육’이라는 렌즈를 통해, 저출산이라는 국가적 위기 앞.. 2025. 8. 7. 즐겁던 부업이 본업이 되면 X되는 이유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슴속에 사표 하나쯤은 품고 산다. 그리고 그 사표를 만지작거리게 만드는 건, 보통 ‘부업’이라는 달콤한 존재다. 지긋지긋한 본업과 달리, 부업은 왜 그렇게 재밌을까? 내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성취감, 누구의 간섭도 없는 자유로움, 통장에 찍히는 소소한 추가 수입까지.그래서 우린 이런 상상을 한다."이것만 본업으로 삼으면, 진짜 인생 제대로 풀릴 텐데!"하지만 그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 우리는 아이러니한 배신감을 맛본다. 그렇게 재밌던 일이 갑자기 지루해지고, 숨통을 조여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더 나아가, "에라 모르겠다. 모든 일을 부업처럼 즐기며 살자!"라고 선언하며 은퇴라도 하면? 이상하게 모든 일에 대한 의욕이 증발해 버린다.대체 왜? 이 기묘한 현상의 본질을 .. 2025. 8. 7. 이전 1 2 다음